고객사례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법2022-06-05
박현욱 작가의 <행간(行間): 따로 또 같이>는 낙장 시리즈 4번째 전으로 박현욱 작가와 관람객들이 협업하는 콜라보레이션 전시다. 개인의 일상 사물을 소유자와 동일시 하면서 동시에 그 자체를 고유한 존재로 바라보는 박현욱 작가의 세계관을 반영하여, 관람객들은 박작가의 작품을 감상한 뒤 자신들의 일상 사물을 오브제로 재해석 하여 작품으로 만들어 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관람객들의 작품 중 일부는 박현욱 작가의 작품과 함께 전시회 현장에서 만들어지며, 전시 이후에도 프리젠트에서 관람객과 계속 소통하면서 진화한다.

박현욱 작가가 그려낸 원고지 모티브의 세계에서 작품들은 유기적으로 재생산되고 확장된다.
행간(行間): 따로 또 같이 🧩안녕하세요. 작가님. 낙장, 행간의 주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안녕하세요. 음.. 간단한 곳에서 시작되었어요. 많은 분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같은 경우는 옷이나 물건들을 잘 못버려요. 어릴때는 연필같은게 부러지면 엉엉 울기도 하고 그랬었어요. 안버리고 안사고 십 몇년 입는 것들도 많아요. 심지어 집에 가면 중학교때부터 입고있는 옷도 있어요. 그러다 디지털 카메라를 대학가서 처음 쓰게 되었거든요. 사진이라도 찍어놓으면 좀 버릴 수 있게되더라고요. 그래서 제 물건들을 찍기 시작했어요. 어느날인가 제가 그림 그리는 사람이니까 그림으로 그려보자 이렇게 된거에요. 낙장이 된 이유는 사람 인생이 한권의 책이라면 이런식의 비유가 많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내가 소유했다가 버려지는 옷들은 마치 떨어져 나가는 페이지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기도 한거에요. 그렇게 시작되었고 요즘에는 꼭 그 옷들이 잃어버리거나 버려지는 상황만 전제하고 있진 않아요.

또 제 작품들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제 작품에 대해 물건 하나를 초상화로 바라보기도 하고 물건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의미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둘 사이의 중간 경계를 오가는 영감을 준다는 평을 해주셨어요. 그 느낌이 좋았지만, 아예 한쪽으로 더 치우쳐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제가 좋아하는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읽고 있었는데 원고지에 쓰여진 그대로 인쇄 되어 있는 것들을 보았어요. 그럼 이렇게 원고지에 글을 쓰듯 해서. 내 물건들의 이야기를 만드는 쪽으로 조금 더 치우져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행간을 읽어라. 이런 말들이 있잖아요. 이러한 말과 제 작업이 연결이 되어서, 원고지에 그려진 사물들 간의 행간을 읽어보라고 하는 작업이 좋겠다 싶었죠.
작품 작업하실 때 보통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아까 말씀드린것처럼 살면서 누군가가 우연히 던진 한가지 말에서 영감을 얻는 경우도 있는데요. 정말 다양한 곳에서 얻는 것 같아요. 일상 생활에서 우연치 않게 보거나 듣는 것들요. 그래서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고 좋거나 나쁘거나 저에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알려주세요.제 그림이랑은 좀 거리가 먼 작가분들인데요. 일본의 아이다. 마코토라는 작가를 좋아하고요. 알퐁스 뮈샤, 알마 타데마의 작품들은 너무 좋아해요. 현대 작가 중에서는 곤잘레스 펠릭스나 한스 피터 펠드만이라는 작가가 생각나네요. 펠드먼 같은 경우는 제 그림이랑 굉장히 많은 게 통하는 작가인데 그 작가는 특히나 제가 너무 충격을 받아 나도 이런 작품 하고싶다 생각했어요. 이분 작업 중에 하나가, 길 가다가 모르는 사람을 그러니까 알던 모르는 사람 만나서 그 사람한테 그 사람이 여성이라면 핸드백을 들고 가잖아요. 핸드백을 통째로 사요. 예를 들어서 내가 한 천 달러를 주겠다. 아니면 만 달러를 주겠다. 이런 식으로 그러면 핸드백을 통으로 사서 그 핸드백에 내용물까지 통으로 사가지고 전시장에 핸드백이랑 그 안에 들어있던 것들을 쫙 나열해서 전시를 하는 거예요. 저는 이게 너무 좋은 거예요. 나도 저런식의 접근을 해봐야겠다. 생각하고 있고요,

비슷한 작품으로 중국에 중국식으로 읽으면 쑹둥인가 뭐 이렇게 읽고 한국식으로 읽으면 송동이라는 작가가 있어요. 이 작가가 원래는 과자로 도시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데 그런 스타일의 작업 말고 시리즈 중에 약간 특이한 작품이 있어요. 모마에서 개인전을 할 때 한 거였는데 이 작가의 어머니가 중국의 어떤 국가 정책 같은 거에 영향을 받아가지고 물건을 안 버리고 하나하나 수집하고 아껴 쓰고 다시 쓰고 나눠 쓰고 이런 걸 하다가 심지어는 다 쓴 치약 껍질이나 아니면 이제 삭아버린 문짝 이런 것까지 다 모아두고 있는 거에요. 호더라고 그러죠? 그런 수준에 이를 정도로 다 물건을 모아놓는 분이시래요. 그 때 중국 정책 이름이고 물건 안 버리기 이런 정책이었는데 그걸 따와서 WASTE NOT이라고 해서 그 어머니의 소지품을 전부 갖고 와서 그거를 전시장에 쫙 나열한 작품이 있어요. 근데 그 나열을 한 것 자체가 그 어머니의 역사면서 중국의 역사면서 또 중국 사회적인 그 정책에 대한 어떤 담론도 나오더라고요. 저는 아마도 따라갈 수 없겠죠. 그렇게까지 물건울 모으지는 못하거든요. 현실적인 사람이라서요. 사실 이 작품 때문에 사실은 이 낙장 시리즈를 관둘까 생각도 했었어요. 이길 수는 없다. 이걸로 완결됐다 이 생각이 들어서요. 그 정도로 그 작가를 좋아합니다.
아.. 작가님은 작품을 할 때 보통 일상이라던가 개인적인 것에서 출발하는 편인가요?지금까지는 그래왔어요. 하지만 정확하게는 개인적인 것을 좋아한다기보다는 그런 데 시선이 많이 갔어요. 그러니까 그림만 놓고 보자면 사실 저는 인물화를 그리고 싶어 했던 사람인데요. 자꾸 하다 보니까 정물 쪽으로 가더라고요 이유가 아까 말씀드렸지만 이게 없어지고 떠나고 버리고 이런 것들이 자꾸 눈에 밟혀가지고요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개인적인 사물 일상 사물 이런 데로 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언젠가는 어떻게든 이 이야기를 초상화 그러니까 인물화로까지 좀 끌고 가보고 싶은데 이상하죠. 왜 인물화를 그리고 싶었는데 전혀 다른 걸 그리고 있는지. (웃음)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떤 큰 의미라든가 계기 이런 거보다는 그냥 물 흐르듯 순리대로 사는 것을 지향하시는 것 같기도 하네요.네 그런 거를 좋아해요. 개인적인 거에서 출발해서 그게 어떤 다른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닿거나 아니면 어떤 좀 더 큰 담론으로 퍼져나가거나 이런 작품들을 좀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현대미술에서도 좀 그러기를 추구하는 작가들이 적지 않게 있는 것 같고요. 제 작품에서도 그런 확장이 잘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이 있는데, 그래서 더 개인적인 것, 사소한 것을 표현하는데에 집중하고, 큰 이야기로 나아가는건, 알아서 퍼져나가길 기대하죠. 그리고 애초에 거대한 담론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해요. 너무 어렵고 복잡한거는 아무리 애써봤자 제 짧은 지식 그냥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그렇게까지 막 주장하고 싶은 거대담론 같은 건 또 딱히 없어요.

굳이 이야기한다면 완전히 이제 초월적인 주제가 되는데, 왜 우리는 나이 들고 죽어야 되나요? 같은 질문과 한탄이 있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대사가 닥터 스트레인지에 나온 악당이 한 말인데 ‘죽음은 우리 존재에 대한 모욕이다’라는 대사에요.

성경에서도 아담과 이브가 쫓겨나면서 너희는 또 수고를 해야 먹을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얘기가 나오잖아요. 그런 고생 보다 저에게 있어 최고의 저주는 나이가 들게 되고 결국은 죽어야 된다는 어떤 그 현실 자체 라고 생각을 할 정도에요. 이런 생로병사 같은 것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다뤄볼 생각은 있는데 그 외에는 저는 사회적인 이야기에 대해서 아직 크게 관심은 없어요. 사람들이 제 이야기에서 그런 거를 캐치해낸다면 너무나 고마운 일인데, 제가 의도해서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제 다른 작품들 같은 거 보면 쓰레기를 그린 것도 있는데 학교에서 그 작품 보고 에코라든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래서 제가 그런 이야기를 읽어내는 건 좋은데 나는 딱히 그런 발언을 하지 않는다 라고 말을 했더니, 저한테 그 질문을 했던 학생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도 사회적 발언이다라고 말을 해서 벗어날 수는 없다는 건 그때 깨달았죠.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까지 제 작업의 출발점이 그런 것에 있지는 않아요.

개인적인 사건에서 출발해서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나아간다... 는 말을 한다는게 쓸데 없이 길었네요..
어떻게 보면 인간 자체에 대해서 유한성을 생각하시는 것 같기도 해요.네 그렇게 좀 연결이 돼요. 어쩌면 이 작품들도 왜 나는 이 물건을 결국은 떠나보내야 되는가라는 식은 거고 또 이제 아니면 감정 이입이 돼서 제가 사라져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왜냐하면 제가 기억력이 진짜 안 좋은데 이런 물건들마저 없으면 정말 기억이 사라질 것 같은 무섭고 그러거든요.그러면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 중 특히 이입하신 것이 있나요?음 거기서 문제가 생기는데요. 전 기본적으로는 공평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비슷비슷하게 느껴요. 그래도 차이가 난다면, 오래 썼거나, 두드러진 사연이 많이 기억나거나 하는 경우에는 더 애착 혹은 버리기 싫은 마음이 강하게 나네요. 시작점이 분명히 말씀하신 대로 어떤 유한성에 대한 좌절 절망 이런 데서 출발한 것이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공평하게 보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다 해도 놓치는 것이 수두룩할텐데 말이죠.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절망에서 시작을 했으나 그것은 개인이 완전하게 풀 수 없기 때문에, 어떤 담론을 다루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예를들어 내가 바라보는 풍경을 주제로 삼는 느낌이 드네요.표현력이 부족한 거라고도 할 수 있겠고요 안 좋게 얘기하면 이미 절망과 포기가 전제가 돼 있는 걸 수도 있어요. 그런 생각도 들 때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냥 몸부림 치는 거에 의의를 둔다. 괴로워하고 있는 근데 딱히 그렇게까지 이 감정마저 느끼라고 강요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그저 그 지점까지 공감해 주는 분이 있다면 너무나 기쁜 일이지만요.
공감받는 작가 👨‍🎨궁극적인 목표 같은 것도 따로 있으신가요? 가능 여부를 떠나 도달하고 싶은 어떤 곳이요.공감받고 싶어요. 사람들한테 관객들이 그래 맞아. 내 삶에도 이런게 있지- 하고요. 노래 가사에도 비교하자면은 김광석 노래 중에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가사가 있잖아요. 그런 공감을 좀 받고 싶어요. 나만 이렇게 슬프고 괴로운 게 아니다라는 공감을 받고 싶은 것 같고 작품 작가로서 작품에서 목적은 그냥 이제 그런 사소하게 넘어가는 것들이 그렇게 사소하지는 않구나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네요. 또 다른 부분은. 아까 제가 좋아한다고 그랬던 한스 피터 펠드먼이 했던 얘기인데, ‘우리의 하루 중에 흥미롭고 재미있는 부분은 5분뿐이다. 나는 그 나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라고 말을 하거든요. 저도 이제 이 말을 되게 좋아하는 이유가 그 나머지 23시간 55분 어치를 우리는 그냥 잊어버리고 살고 있잖아요. 물론 그러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는 거지만, 그러고 있다는 거에 대해서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작품으로서의 목표인 거고 아까 말했던 개인적인 목표는 제 짜증과 슬픔을 공감받고 싶은 거죠.누군가에게 공감한 적이 있나요? 다른 예술가라던가.아까 김광석의 노래 그 서른 즈음에가 가장 가까웠던 것 같아요. 그거는 노래는 그냥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 거 청춘이 아니게 되어가는 사람에 대한 노래지만 좀 더 폭넓게 보면 청춘도 흘러갈 거고 중년도 흘러갈 거고 노년도 흘러갈 거고 그런 식으로 느껴지더라고요.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는데, 그 이별의 대상에 나 자신도 있는 거죠.마지막으로 이번 전시에서 바라는게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많은 분들이 편하게 오셔서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이 있습니다.프리젠트 체험기 🔍프리젠트로 오디오 도슨트를 활용해보시니 어떤가요?굉장히 편해요. 직관적이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손쉽게 녹음이 가능하니 너무 편리합니다. 페이지 단위로 나눠 녹음 할 수 있어서 부담도 적어서 좋아요.
행간 따로 또 같이
by 박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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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작가가 그려낸 원고지 모티브의 세계에서 작품들은 유기적으로 재생산되고 확장된다.
행간(行間): 따로 또 같이 🧩안녕하세요. 작가님. 낙장, 행간의 주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안녕하세요. 음.. 간단한 곳에서 시작되었어요. 많은 분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같은 경우는 옷이나 물건들을 잘 못버려요. 어릴때는 연필같은게 부러지면 엉엉 울기도 하고 그랬었어요. 안버리고 안사고 십 몇년 입는 것들도 많아요. 심지어 집에 가면 중학교때부터 입고있는 옷도 있어요. 그러다 디지털 카메라를 대학가서 처음 쓰게 되었거든요. 사진이라도 찍어놓으면 좀 버릴 수 있게되더라고요. 그래서 제 물건들을 찍기 시작했어요. 어느날인가 제가 그림 그리는 사람이니까 그림으로 그려보자 이렇게 된거에요. 낙장이 된 이유는 사람 인생이 한권의 책이라면 이런식의 비유가 많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내가 소유했다가 버려지는 옷들은 마치 떨어져 나가는 페이지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기도 한거에요. 그렇게 시작되었고 요즘에는 꼭 그 옷들이 잃어버리거나 버려지는 상황만 전제하고 있진 않아요.

또 제 작품들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제 작품에 대해 물건 하나를 초상화로 바라보기도 하고 물건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의미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둘 사이의 중간 경계를 오가는 영감을 준다는 평을 해주셨어요. 그 느낌이 좋았지만, 아예 한쪽으로 더 치우쳐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제가 좋아하는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읽고 있었는데 원고지에 쓰여진 그대로 인쇄 되어 있는 것들을 보았어요. 그럼 이렇게 원고지에 글을 쓰듯 해서. 내 물건들의 이야기를 만드는 쪽으로 조금 더 치우져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행간을 읽어라. 이런 말들이 있잖아요. 이러한 말과 제 작업이 연결이 되어서, 원고지에 그려진 사물들 간의 행간을 읽어보라고 하는 작업이 좋겠다 싶었죠.
작품 작업하실 때 보통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아까 말씀드린것처럼 살면서 누군가가 우연히 던진 한가지 말에서 영감을 얻는 경우도 있는데요. 정말 다양한 곳에서 얻는 것 같아요. 일상 생활에서 우연치 않게 보거나 듣는 것들요. 그래서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고 좋거나 나쁘거나 저에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알려주세요.제 그림이랑은 좀 거리가 먼 작가분들인데요. 일본의 아이다. 마코토라는 작가를 좋아하고요. 알퐁스 뮈샤, 알마 타데마의 작품들은 너무 좋아해요. 현대 작가 중에서는 곤잘레스 펠릭스나 한스 피터 펠드만이라는 작가가 생각나네요. 펠드먼 같은 경우는 제 그림이랑 굉장히 많은 게 통하는 작가인데 그 작가는 특히나 제가 너무 충격을 받아 나도 이런 작품 하고싶다 생각했어요. 이분 작업 중에 하나가, 길 가다가 모르는 사람을 그러니까 알던 모르는 사람 만나서 그 사람한테 그 사람이 여성이라면 핸드백을 들고 가잖아요. 핸드백을 통째로 사요. 예를 들어서 내가 한 천 달러를 주겠다. 아니면 만 달러를 주겠다. 이런 식으로 그러면 핸드백을 통으로 사서 그 핸드백에 내용물까지 통으로 사가지고 전시장에 핸드백이랑 그 안에 들어있던 것들을 쫙 나열해서 전시를 하는 거예요. 저는 이게 너무 좋은 거예요. 나도 저런식의 접근을 해봐야겠다. 생각하고 있고요,

비슷한 작품으로 중국에 중국식으로 읽으면 쑹둥인가 뭐 이렇게 읽고 한국식으로 읽으면 송동이라는 작가가 있어요. 이 작가가 원래는 과자로 도시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데 그런 스타일의 작업 말고 시리즈 중에 약간 특이한 작품이 있어요. 모마에서 개인전을 할 때 한 거였는데 이 작가의 어머니가 중국의 어떤 국가 정책 같은 거에 영향을 받아가지고 물건을 안 버리고 하나하나 수집하고 아껴 쓰고 다시 쓰고 나눠 쓰고 이런 걸 하다가 심지어는 다 쓴 치약 껍질이나 아니면 이제 삭아버린 문짝 이런 것까지 다 모아두고 있는 거에요. 호더라고 그러죠? 그런 수준에 이를 정도로 다 물건을 모아놓는 분이시래요. 그 때 중국 정책 이름이고 물건 안 버리기 이런 정책이었는데 그걸 따와서 WASTE NOT이라고 해서 그 어머니의 소지품을 전부 갖고 와서 그거를 전시장에 쫙 나열한 작품이 있어요. 근데 그 나열을 한 것 자체가 그 어머니의 역사면서 중국의 역사면서 또 중국 사회적인 그 정책에 대한 어떤 담론도 나오더라고요. 저는 아마도 따라갈 수 없겠죠. 그렇게까지 물건울 모으지는 못하거든요. 현실적인 사람이라서요. 사실 이 작품 때문에 사실은 이 낙장 시리즈를 관둘까 생각도 했었어요. 이길 수는 없다. 이걸로 완결됐다 이 생각이 들어서요. 그 정도로 그 작가를 좋아합니다.
아.. 작가님은 작품을 할 때 보통 일상이라던가 개인적인 것에서 출발하는 편인가요?지금까지는 그래왔어요. 하지만 정확하게는 개인적인 것을 좋아한다기보다는 그런 데 시선이 많이 갔어요. 그러니까 그림만 놓고 보자면 사실 저는 인물화를 그리고 싶어 했던 사람인데요. 자꾸 하다 보니까 정물 쪽으로 가더라고요 이유가 아까 말씀드렸지만 이게 없어지고 떠나고 버리고 이런 것들이 자꾸 눈에 밟혀가지고요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개인적인 사물 일상 사물 이런 데로 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언젠가는 어떻게든 이 이야기를 초상화 그러니까 인물화로까지 좀 끌고 가보고 싶은데 이상하죠. 왜 인물화를 그리고 싶었는데 전혀 다른 걸 그리고 있는지. (웃음)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떤 큰 의미라든가 계기 이런 거보다는 그냥 물 흐르듯 순리대로 사는 것을 지향하시는 것 같기도 하네요.네 그런 거를 좋아해요. 개인적인 거에서 출발해서 그게 어떤 다른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닿거나 아니면 어떤 좀 더 큰 담론으로 퍼져나가거나 이런 작품들을 좀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현대미술에서도 좀 그러기를 추구하는 작가들이 적지 않게 있는 것 같고요. 제 작품에서도 그런 확장이 잘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이 있는데, 그래서 더 개인적인 것, 사소한 것을 표현하는데에 집중하고, 큰 이야기로 나아가는건, 알아서 퍼져나가길 기대하죠. 그리고 애초에 거대한 담론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해요. 너무 어렵고 복잡한거는 아무리 애써봤자 제 짧은 지식 그냥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그렇게까지 막 주장하고 싶은 거대담론 같은 건 또 딱히 없어요.

굳이 이야기한다면 완전히 이제 초월적인 주제가 되는데, 왜 우리는 나이 들고 죽어야 되나요? 같은 질문과 한탄이 있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대사가 닥터 스트레인지에 나온 악당이 한 말인데 ‘죽음은 우리 존재에 대한 모욕이다’라는 대사에요.

성경에서도 아담과 이브가 쫓겨나면서 너희는 또 수고를 해야 먹을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얘기가 나오잖아요. 그런 고생 보다 저에게 있어 최고의 저주는 나이가 들게 되고 결국은 죽어야 된다는 어떤 그 현실 자체 라고 생각을 할 정도에요. 이런 생로병사 같은 것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다뤄볼 생각은 있는데 그 외에는 저는 사회적인 이야기에 대해서 아직 크게 관심은 없어요. 사람들이 제 이야기에서 그런 거를 캐치해낸다면 너무나 고마운 일인데, 제가 의도해서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제 다른 작품들 같은 거 보면 쓰레기를 그린 것도 있는데 학교에서 그 작품 보고 에코라든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래서 제가 그런 이야기를 읽어내는 건 좋은데 나는 딱히 그런 발언을 하지 않는다 라고 말을 했더니, 저한테 그 질문을 했던 학생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도 사회적 발언이다라고 말을 해서 벗어날 수는 없다는 건 그때 깨달았죠.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까지 제 작업의 출발점이 그런 것에 있지는 않아요.

개인적인 사건에서 출발해서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나아간다... 는 말을 한다는게 쓸데 없이 길었네요..
어떻게 보면 인간 자체에 대해서 유한성을 생각하시는 것 같기도 해요.네 그렇게 좀 연결이 돼요. 어쩌면 이 작품들도 왜 나는 이 물건을 결국은 떠나보내야 되는가라는 식은 거고 또 이제 아니면 감정 이입이 돼서 제가 사라져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왜냐하면 제가 기억력이 진짜 안 좋은데 이런 물건들마저 없으면 정말 기억이 사라질 것 같은 무섭고 그러거든요.그러면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 중 특히 이입하신 것이 있나요?음 거기서 문제가 생기는데요. 전 기본적으로는 공평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비슷비슷하게 느껴요. 그래도 차이가 난다면, 오래 썼거나, 두드러진 사연이 많이 기억나거나 하는 경우에는 더 애착 혹은 버리기 싫은 마음이 강하게 나네요. 시작점이 분명히 말씀하신 대로 어떤 유한성에 대한 좌절 절망 이런 데서 출발한 것이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공평하게 보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다 해도 놓치는 것이 수두룩할텐데 말이죠.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절망에서 시작을 했으나 그것은 개인이 완전하게 풀 수 없기 때문에, 어떤 담론을 다루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예를들어 내가 바라보는 풍경을 주제로 삼는 느낌이 드네요.표현력이 부족한 거라고도 할 수 있겠고요 안 좋게 얘기하면 이미 절망과 포기가 전제가 돼 있는 걸 수도 있어요. 그런 생각도 들 때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냥 몸부림 치는 거에 의의를 둔다. 괴로워하고 있는 근데 딱히 그렇게까지 이 감정마저 느끼라고 강요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그저 그 지점까지 공감해 주는 분이 있다면 너무나 기쁜 일이지만요.
공감받는 작가 👨‍🎨궁극적인 목표 같은 것도 따로 있으신가요? 가능 여부를 떠나 도달하고 싶은 어떤 곳이요.공감받고 싶어요. 사람들한테 관객들이 그래 맞아. 내 삶에도 이런게 있지- 하고요. 노래 가사에도 비교하자면은 김광석 노래 중에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가사가 있잖아요. 그런 공감을 좀 받고 싶어요. 나만 이렇게 슬프고 괴로운 게 아니다라는 공감을 받고 싶은 것 같고 작품 작가로서 작품에서 목적은 그냥 이제 그런 사소하게 넘어가는 것들이 그렇게 사소하지는 않구나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네요. 또 다른 부분은. 아까 제가 좋아한다고 그랬던 한스 피터 펠드먼이 했던 얘기인데, ‘우리의 하루 중에 흥미롭고 재미있는 부분은 5분뿐이다. 나는 그 나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라고 말을 하거든요. 저도 이제 이 말을 되게 좋아하는 이유가 그 나머지 23시간 55분 어치를 우리는 그냥 잊어버리고 살고 있잖아요. 물론 그러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는 거지만, 그러고 있다는 거에 대해서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작품으로서의 목표인 거고 아까 말했던 개인적인 목표는 제 짜증과 슬픔을 공감받고 싶은 거죠.누군가에게 공감한 적이 있나요? 다른 예술가라던가.아까 김광석의 노래 그 서른 즈음에가 가장 가까웠던 것 같아요. 그거는 노래는 그냥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 거 청춘이 아니게 되어가는 사람에 대한 노래지만 좀 더 폭넓게 보면 청춘도 흘러갈 거고 중년도 흘러갈 거고 노년도 흘러갈 거고 그런 식으로 느껴지더라고요.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는데, 그 이별의 대상에 나 자신도 있는 거죠.마지막으로 이번 전시에서 바라는게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많은 분들이 편하게 오셔서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이 있습니다.프리젠트 체험기 🔍프리젠트로 오디오 도슨트를 활용해보시니 어떤가요?굉장히 편해요. 직관적이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손쉽게 녹음이 가능하니 너무 편리합니다. 페이지 단위로 나눠 녹음 할 수 있어서 부담도 적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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